식당보다 세균 6배 그 교실서 밥 먹는 초·중·고생 148만 명
학교 업그레이드 ② 책상이 밥상인가
18일 낮 12시30분 서울 강동구 A중학교 3학년 교실. 점심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 30여 명의 학생들이 우르르 복도로 달려 나갔다. 학생들은 배식대에서 식판을 집어들고 경쟁적으로 줄을 섰다. 밥과 반찬·국물을 퍼주는 배식은 학생들이 맡았다. 배식 당번들은 앞치마·모자 등 위생 복장도 갖추지 않았다. 특히 음식이 담긴 배식통은 빗자루와 대걸레 등을 보관하는 청소함 바로 옆에 놓여 있었다. 학생들은 점심 메뉴로 밥·김치찌개·계란말이·오징어볶음·백김치를 식판에 받아 교실로 들어왔다. 서로 어깨를 부딪혀 바닥에 국물을 쏟기도 했다. 점심을 먹기 전 손을 씻거나 책상을 닦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책상 위와 교실 바닥 여기저기에 국물과 반찬, 밥알이 떨어져 뒤엉켰다. 이모(14)군은 “날도 더운데 오후 내내 교실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복도에 놓인 잔반통에 음식을 버렸다. 잔반통 주변은 음식찌꺼기와 국물로 흥건했다. 학교 조리원들이 회수해 가기까지 잔반통은 20여 분간 복도에 방치됐다. 조리원은 휴지로 음식찌꺼기를 대충 훔칠 뿐 깨끗이 바닥을 닦지는 않았다. <관계기사 8면>
이곳처럼 식당이 따로 없어 교실에서 식사하는 중학교가 서울에서만 전체 중학교의 37%(139곳)에 이른다. 초등학교는 절반(55.3%)이 넘는다. 전국적으론 1만1451개 초·중·고교 중 2434곳(21.2%)이 별도 식당이 없다. 초·중·고생 698만 명 중 148만 명이 교실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다.
청결하지 못한 교실은 세균의 온상이 된다. 문현경(식품영양학) 단국대 교수가 2010년 식당 배식과 교실 배식을 함께 하고 있는 서울의 한 중학교의 위생 상태를 조사했다. 학교 식당과 교실 안에 세균배양기를 각각 놓고 15분간 공기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교실에선 1㎡당 370마리의 세균이 검출됐다. 1㎡당 59마리인 학교식당보다 세균이 6배나 많은 것이다. 책상 위 세균배양기에선 10개의 덩어리가 검출돼 식당 식탁(5개)보다 배가 많았다. 문혜경(식품영양학) 창원대 교수는 “교실 배식은 식당 배식보다 위생이 취약하지만 위생 복장 착용 등 위생 기준도 없다”며 “여름철엔 음식이 상하기 쉬워 식중독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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