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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BS 아나운서, 전두환 손녀 결혼식 사회 논란

윤인구 아나 비판 봇물…아나운서실장도 질책 “공정방송 투쟁 중에…공영방송 아나운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녀 초호화 결혼식 사회를 봐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윤인구 KBS 아나운서에 대해 KBS 내부의 일부 동료 아나운서들도 “아무리 개인적 인연이 있다해도 잘못된 선택”이라며 “전두환의 피해자 입장에서 한번이라도 생각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공영방송 아나운서의 자세”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아나운서는 지난 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녀 전수현씨의 결혼식 사회자로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혼식 주례는 김정환 극동방송 이사장이 맡았으며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하객으로 대거 참석, 초호화 행사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KBS 홍보실 고위간부는 7일 “윤 아나운서에 물어보니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랑과 지인관계에 있는 처지에서 새 가정의 소중한 출발을 축하한다는 차원에서 참석했다’고 밝혔다”며 “그 이상은 파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성수 KBS 아나운서실장은 7일 아침 한인구 아나운서를 불러 질책하며 신중한 처신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한 아나운서를 오늘 아침에 불러 얘기를 들어봤더니 ‘결혼식의 남자 쪽과 잘 알고, (남자 부친과 한 아나운서의) 부친끼리 잘 지내고 있어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며 “그래서 내가 ‘아무리 개인적이고, 설령 죽마고우라 안해줄 수 없는 사이라 해도 요즘처럼 민감한 시기에 나 같으면 안갔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아나운서는 다 공인이고, 이미지의 문제이고, 이미지로 먹고 산다”며 “특히 반대쪽에서 보면 (당신과 전두환 일가와) 다 한 묶음으로 보지 않겠느냐.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김태규 KBS 아나운서도 7일 “윤 아나운서가 공영방송 아나운서라면, 적어도 전두환에 대해서는 (역사적) ‘과’가 큰 사람이고, 방송이 전두환 시절로 되돌아갔다는 비판 때문에 공정방송 투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결정을 한 것은 참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윤인구 KBS 아나운서. ⓒKBS

김 아나운서는 “더구나 전두환씨는 추징금 미납자에다, 호화생활을 하면서 그 가족 역시 잘 살고 있어 보수진보를 떠나 국민 정서에도 안맞는 사람”이라며 “어차피 자신의 사회본 일이 다 알려지게 될텐데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지 손녀일 뿐이라는 판단을 했다면, 생각이 짧은 것이고, 차라리 전두환을 존경해서 갔다고 하면 할 말이 없을텐데”라며 “적어도 공영방송 아나운서라면 그런 부탁이 있다해도 거절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재후 KBS 아나운서도 “윤인구 아나운서와 전두환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얼마나 아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뭐라 하기엔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렇지만 저라면 안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특수한 관계에 있다해도 그런 부탁에 대해 충분히 빠져나가거나 회피할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은 아쉽다”고 비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 아나운서는 전두환에 대해 “현대사에서 아직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이고, 생존해있는 인물”이라며 “전두환에 의한 피해자 입장에서 서려는 노력, 적어도 그 사람들 입장에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 준조세로 먹고사는 공영방송 종사자의 태도가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도 윤 아나운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닉네임 ‘joohyun610’는 “윤인구 개념없네”라며 “낯짝 값도 못하는 개념없는 아나운서들이 나오네”라고 비난했다. ‘laonbachi’는 “정말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정말 지긋지긋하다”며 “6월10일 서울광장에서 25년전의 시민의 힘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윤 아나운서는 여러차례 전화통화와 이 같은 지적에 대한 의견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아직 답변하지 않고 있다.

 

 

[미디어오늘 기사 발췌]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