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KT의 실망스런 프로모션
삼성-KT-현대자동차는 7월부터 3개월간 현대자동차의 벨로스터, i30, i40와 쏘나타를 구입하면 갤럭시탭 8.9나 갤럭시노트를 제공하는 3사 공동 프로모션을 벌인다.
이 스마트 페스티벌을 통해 제공되는 KT의 망에 연결된 갤럭시탭과 갤럭시노트에는 아이나비 3D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 기본으로 깔리고 블루투스를 통해 차량과 연결해 음악,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KT는 ‘올레 스마트홈 패드’로 부르는 갤럭시탭 8.9에 영상통화 기능과 50여개 채널 실시간 방송, 1만8000여 편의 주문형비디오(VOD)와 음악 콘텐츠 제공해 운전자들이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자, 통신 3개 분야의 대표 기업들이 자동차라는 환경 안에서 ‘스마트’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의도인데 세 회사가 각자의 이름을 걸고 협력하는 내용으로는 싱거운 감이 없지 않다. 물론 할인이나 추가 혜택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간단히 보면 ‘현대’의 자동차를 사면 ‘KT’로 개통된 ‘삼성’의 스마트폰, 태블릿을 하나 끼워준다는 내용이다.
세 회사가 자동차와 스마트라는 단어를 결합하겠다고 나섰을 때의 기대치는 사실 이런 수준이 아닐 것이다.
기아차와 SK텔레콤은 이를 조금 더 구체화한 모델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10년 제휴 마케팅에 대한 협약을 맺고 UVO 서비스를 꺼내 놓았다. 이 서비스는 최근 기아차의 플래그십 자동차 K9에 포함됐는데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해 원격으로 시동을 걸고 에어컨 온도를 만지거나 인터넷으로 검새한 목적지를 차량 내 내비게이션으로 전달해 준다. 도난 경보를 비롯한 차량 컨디션 정보도 제공한다.
최근 기아자동차와 SK텔레콤도 현대차와 KT, 삼성전자가 선보인 비슷한 제휴를 맺긴 했다. SK텔레콤 LTE 가입자가 기아자동차를 구입하면
할인, 차량관리 서비스, 멤버십 포인트 등 35만원 가량의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다. UVO 처럼 각 산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의 이후에
이런 할인 이벤트로 고객을 묶는 프로모션이 이어진다면 더 반가울 것이다.
앞으로 자동차와 스마트폰, 통신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될 것이다. 애플이 지난 WWDC에서 주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에 ‘시리’를 연동해 운전 중에 아이폰으로 길을 찾거나 음악을 재생하고, 말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결합을 예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동작인식 카메라 키넥트를 차량에 적용한다는 발표로 스마트카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사업을 이끌어갈 주역들이 모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알짜배기 토양을 갖고 있다. 쏘나타의 오디오/내비게이션 자리에 갤럭시탭을 꽂을 수 있게 한다거나 i30의 대시보드에 갤럭시 노트를 비롯한 국내 스마트폰을 꽂을 수 있는 유니버셜 독을 마련해 주고 통신 서비스를 더해 차량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콘트롤하거나 음악, 동영상 콘텐츠 허브 역할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는 세 회사가 이를 실현하면 세계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프로모션 이벤트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상황이다.
블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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